하즈

ROCK my head

HAZ_ 2015. 12. 24. 02:46

그 애와는 좋게 말하면 신경 끄고 지내는, 나쁘게 말하면 남남처럼 지내는 중. 시간이 지나면서 회식때의 기억은 흐려지고 마음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이후의 그 애의 대처행동들도 절대 나와 맞지 않아서 앞으로도 이 이상 관계가 개선 될 것 같진 않다.

팀은 잘 굴러가고 있다. 일 시작한 이래 가장 화기애애하고 열정적인 팀이다. 모든 팀원이 편차없이 두루두루 잘 지내고 있다. 그 애를 제외하고는. 그 애도 팀에 어우러지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술 마실때 외에 멀쩡한 성격은 매우 내성적인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이 원체 시끄럽기도 해서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편이다. 누군가 나서서 그 애를 적극적으로 이끌어주는 것도 아니다. 애도 아닌데 회사생활에서 챙겨주고 돌봐주고 하는 거 우습다고 생각함. 그런데 그러다보니 모두 은연중에 따돌리는 듯한 분위기가 된 듯한 느낌...

어젯밤에는 문득 그 그림을 내가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애와의 대화를 차단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해서, 다른 아이들이 그런 분위기를 읽은 게 아닐까? 알고보니 내가 따돌림 주동자가 되어 팀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오빠는 우스운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내 성격은 팀 분위기를 그렇게 주도해 나갈만큼 영향력 있지 않다며. 그 애가 외로워보여서 라기 보다는 분위기 선동자가 내가 되는 게 싫어서 고민이 든다 했더니 내가 그 애한테 느끼는 바는 다른 애들도 비슷하게 느낄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아무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진 않다. 자기 주관 뚜렷한 성인들이니 내가 설사 그런 의도로 행동한다해도 무작정 따라할 조꼬딩들도 아니고. 그 날의 일은 나 말고는 모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오히려 그 애가 겉도는 것 같으니 다들 신경써서 말 한번이라도 더 걸어 주는 것 같고. 그럼에도 그 애는 항상 팀에서 한발짝 옆에 서 있는 것 같은 그림이 된다.

여전히 나는 내가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하며 그 애가 잘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애는 여전히 팀원들을 1대1로 불러내서 물밑작업을 하고 있고 나는 앞으로도 지금의 무관심을 가장한 무시로 일관할 예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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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잔다는 말을 끝으로 기절해버려서 못 본 내 사람들의 굿나잇 답장 오늘 아침 늦잠 잔 와중에도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