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장

드디어 생각이 났다!

꽁장장 2014. 3. 4. 18:48

사랑한단 말은 못해도 안녕이란 말은 해야지.

 

뜬금없이 저 가사를 왜 쓰냐면, 일주일 넘도록 저 가사가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데 도무지 제목이 생각이 안나는거야. 어떤 노래인지 누가 부른건지, 저 구절 부를 때 목소리랑 기교도 다 생각나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거야?! 이럴 때 쓰라고 있는 스마트폰은 국 끓여 먹을라구 저 한 문장 검색하면 딱 나올건데 괜히 자존심 상해서 안 찾아봤다. 아이패드에 저장해 놓은 노래들만 찾아도 가수 검색만해도 나올건데 안 찾아봤다. 그래서 일주일만에 드디어 기억이 났지 말이다. 이르케 기억력이 나빠도 너무 나쁜 김공장장은 치매예방을 위해 노력하구 있다구 합니다.

 

그래서 내가 모처럼 하즈님께 일기 좀 쓰시죠? 하는 권유를 받고 일기를 쓰면서 들으려구 아이패드를 뒤졌는데 귀로가 없어?! 내 나얼앨범 어디가써...

 

얼마전에 아주 뒤늦게 수상한 그녀를 보면서 느낀건데 역시 노래는 옛날 노래. 어릴 때는 멜로디가 좋아서 그냥 들었는데 지금 다시 들으면 가사가 주옥 같잖아. 이건 내가 나이가 든 문제 같기도 하구 뭐 그렇다구 한다.

 

아무튼 귀로는 저 한 문장이 다 했잖아요.

 

직장을 다녀도 문제, 안 다녀도 문제. 남의 돈 벌어먹는 걸로 쉬운 일은 없다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아 내가 이 꼬라지를 안 보려면 때려치는 수 밖에 없겠구나를 못해도 하루에 세 번씩은 꼭꼭 떠올리고 있어서 새해 들어서 우아한 언어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무색하게 입에 쌍욕모터를 달구 살고 있다. 지난 화요일엔 그 분을 못이기구 술 먹고 싶다구 외쳐댔더니 하즈님이 그 늦은 시간에 먼 길 마다하고 홍대까지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나오셨다. 그래서 열한 시 반에 조우한 우리느 취할 것 같지도 않은 술을 3차에 나눠 마시구 마지막에 고양이가 운영한다는 24시간 만화방에서 고양이만 들여보다가 술 마신 것 치곤 너무 멀쩡한 정신으로 헤어졌다. 나는 막판에 술이 아니라 잠에 취해서 버스가 집 앞을 지나가고도 한참이 더 되도록 몰라 두 동네나 더 가서 버스를 타고 다시 되돌아오긴 했지만.

 

또 이게 평일날 만났더니 하즈님이 다음에 여기두 가구 저기두 가요 했던데가 평일이라구 일찍 닫아버리구 난 너무 근무가 늦게 끝날 뿐이구. 그래서 요즘 이 님와 나의 목표는 환할 때 만나서 낯뜨겁게 낮술 먹고 취해보는건데 과연 할 수 있을까.

 

아, 맞다. 1차로 치킨을 뜯으려구 자리에 앉자마자 하즈님이 그랬다. 언니 내가 오늘 언니한테 육성재 잘생겼다로 시작해서 육성재 잘 생겼다로 끝내고 집에 갈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말을 칼같이 지키고서 헤어지셨다. 무써운 싸람...

 

그리고 이틀 뒤에 나에게 육상을 투ㅋ척ㅋ하셨더랬지.

 

꿀같은 휴무가 끝나는 날 밤엔 친구한테 소환당해서 벼락떨어지는 소식도 들었다. 나 버리구 시집간대. 그것두 셋 다T_T 아주 가까운 사람 중에 법적으로 절차밟고(?) 엮인 사람은 아직 없어서 웃으면서 그래서 결혼선물은 뭐가 필요하다고? 하고 묻긴 했지만 직접 언제쯤 계획 중이라는 구체적인 얘길 다 듣구 와서도 내 친구가 시집을 간다니!!! 하는 심정이라 실감이 안 난다. 앞에서는 나 버리구 어딜가냐, 난 아직 널 보낼 준비가 안 됐다, 오빠한테 널 뺏기는거냐 하며 웃으며 징징거리긴 했지만서도 제법 충격적이었다. 시집이라니! 결혼이라! 가지마 가지마 제발 이러지마!

 

구로나 연애 이쁘게 잘 하다가 시집간다는 애들을 내가 오토케 말릴거야.

 

내가 또 남의 연애사 험담이든 자랑이든 들어주기는 참 잘 들어주는 쿨한 인사인데 이런 얘긴 좀 너무 곱씹어볼 거리가 생기는 진지한 화제라 들을 때마다 사실 머리도 속도 복잡복잡해져서 기분이 좀 이상하긴 하다.

 

흐흐, 요즘 하즈님이 레오와 차학연을 거쳐 육성재에 홀딱 빠져버린 요즘 전 도경수를 그르케 앓고 있다고 합니다. 진짜 얘만 보면 씹고 뜯고 맛볼 마음의 준비를 다 마치고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하고 있는데 뭐랄까 구롷지만 인제 몽가 적극적으로 덤벼들기는 너무 귀찮아. 누가 떠먹여줬음 좋겠네...

 

 

 

 

 

 

그래도 내가 사진같은 거 잘 저장 안하는 그런 순이인데 요즘은 경수사진을 보고 있다가 저장을 누르고 있는 날 발견하곤 합니다. 특히나 아이패드나 휴대폰엔 혹시나 누가 볼까 (안볼텐데... 관심없을텐데..) 일코하느라 절대 사진 저장 같은 거 잘 안하는 사람인데! 내가 그런 사람인데요!!!! 흑.. 요는 경수야.. 누나가 너 좋아해.. 흑..너 볼 때마다 씹덕터져 죽게써..

 

마자여. 하즈님 내가 엊그제 술을 마시는데 그 집 과일소주가 되게 맛있더라구요. 술 안 같은 것이 음료수같아. 그래서 피쳐로 2병이나 마셨는데도 하나도 안 취하고 나왔어. 또 먹고 싶다. 챱챱....라고 쓰고 보니 돈은 소주 2-3배를 받아쳐먹으면서 하나도 안 취하는 술을 술이랍시고 팔고 있네?

 

그러니까 지난주에 하즈님이랑 그렇게 술을 마시구 이틀 뒤에 술을 또 마시구 어제도 여행가느라 일주일이나 자리비우셨던 언니가 돌아오셔서 그 기념으로 또 술을 펐다. 술꾼 다 됐네요.

 

아 근데 그 과일소주 또 마시구 싶당 으힝.

 

일기 다 썼다! 이제 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