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2. 23:14


4월에 휴가 다녀오고 쓴 일기가 마지막이라니, 이런 무심한 자야. 사실 이 블로그에서 공장장의 포지션은 하즈님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변명해 봅니다.

요즘은 기분이 너무 엉망이라 시도때도 없이 멍을 때리고 있다. 세상에 안 힘든 일 없고 나만 이렇게 고되지는 않을테고 그럴 땐 하즈님의 말처럼 우주의 먼지론을 떠올려보지만 얼마전에 우주의 먼지치고는 고생이 너무 많다는 글 보고서는 도움이 안되고 있다.

몸이 힘든 건 그럭저럭 견디겠는데 감정적인 소모가 생기면 그 구멍은 당최 매우기가 힘들다.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나랑 사장님 둘 뿐인데 서로 기분이 별로라 입 꾹 다물고 있으면 눈치보느라 세상 짜증날 수가 없다. 안 바쁘면 매출이 안 올라서 그것대로 짜증이고 바쁘면 바쁜데 일손 부족하고 나는 나대로 사장님은 사장님대로 신경써야 하는 게 달라지니 손발 안 맞아서 지랄이고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터 추면서.

​그래서 뭘로 겨우 참고 있냐면 내년 3월에 휴가갈 생각하면서 참고 있는데 그것도 요즘같으면 갈 수 있으려나 싶고.

​아무튼 만날 똑같은 장소에서 만날 똑같는 사람하고 있으니까 사람이 좀 피폐해지는 느낌이고 그렇잖아도 바닥이던 자존감도 더 깍여내려간 기분이 뭐 그래.


​이게 어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냐면 덕질마저도 귀찮다는 것.

​이것도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즘 꾸는 꿈 중 열에 일곱여덟은 여행가는 꿈을 꾸고 있다. 근데 이게 여행지에 도착해서 즐기고 있는 게 아니라 비행기든 버스든 이동수단 타고 실려가다가 깬다는 것.

​딱 한 달전쯤 하즈님 만나면서 하즈님이 그렇게 영업하시단 올리브영 파데용 브러쉬를 샀는데 생각보다 잘 쓰고 있다. 쓰고 바로바로 세척해서 마르게 둬야 하는 거 귀찮아서 며칠 쓰다가 내던질 줄 알았더니 나름 습관 들이니까 귀찮아도 하게 되더라. 확실히 스펀지 쓸 때보다 베이스가 잘 붙어있기도하고 덕분에 처치곤란으로 방치하던 메베 하나를 다 긁어서 잘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쟁여둔 남은 스펀지는 다 어쩐다지...

​요즘 리뉴얼 된 주량은 딱 소주 2병인걸로.

그래서 제가 세븐틴이 컴백했는데 뮤비만 두어번 봤습니다. 우리 뿌 살 왤케 많이 빠져써ㅠㅁ ㅠ?!

추석쯤엔가 새 ios 떠서 업그레이드 했다가 기본 음악어플이 효도폰 버전의 놀랍도록 큰 폰트와 촌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하기에 어찌저찌 찾아서 다운그레이드를 시켜놓고는 아직도 버티는 중. 지금 버전의 아이폰 감성 아주 소중하구요.




​이 심플함 아련함 잃을 수 없다...

​지난 주에 소주를 정말 딱 2병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가 마는가 하는 밀​당의 지점쯤에서 헤매다 다음날 출근해서 하루종일 숙취에 시달렸는데 사장님은 나랑은 만날 술 먹으러가도 반병도 안 마시고 뻗대더니 다른데서 2병 마시고 왔다고 삐치셔서(...) 3일 내내 물고 늘어지셨더랬다. 어제 저녁 못 먹은 겸 해서 퇴근하고 겸사겸사 잔 맞춰드리고 오늘 풀리셨고 난 대피곤하고요.

​트위터 아무말 계정 하나 만들고 싶은데 이미 많은 계정이 있고 그 중에 뭘 어디서부터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다.

​마를 만하면 물이 닿는 일을 하니까 겨울이 오면 손이 트다 못해 터져서 작은 딱지들이 빼곡해지는데 올해는 빵까지 치는 바람에 쌩도우며 밀가루며 계속 닿으니까 손폭발 이 다른 해보다 빨리 시작했고 내가 봐도 좀 심하고 아프네. 내 손 미아네...

심심해 하긴 해도 외로운 건 잘 모르는 성격이고 지금도 연애는 1도 관심없는데 요샌 그냥 좀 외롭구 그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