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5. 01:41

지훈이가 학생주임이어도 꼬장꼬장하니 재밌겠다. 입술이 짝짝이 되가지구 비웃음 장착한 채로 사랑의 매 같은 거 한 손에 들고 교뮨에 서 있으면 귀엽고도 웃기겠지. 얼굴은 엄청난 동안이라 학생들 사이에 섞여 서있으면 저게 선생인지 학생인지 구분도 안가게 생겨가지구 말이야. 선생님이라고 옷도 늘 단정하게 셔츠에 가디건 혹은 니트베스트, 스웨터, 터틀넥, 그 위에 자켓, 겨울엔 코트. 대부분 무채색 계열로 단정하고 베이직하게.

 

     

 

훨씬 무채색이긴 하겠지만 선생님 이지훈은 저런느낌이겠지. 전반적으로 더 클래식한 느낌이긴 하겠지만? 아무튼 셔츠류를 주로 입고 그 위에 니트 레이어드해서 입는 작지만(...) 또 흔할 것 같지만 안 흔한 그런 선생님. 요즘 고등학생들은 10대 주제에 벌써부터 20대에서 30대 후반의 분위기와 등치빨을 가진 혈기왕성한 애들이 많고 그런 애들 중에 선생님 우습게 보는 것들도 많은데 입학하고 새학기 초에 학주쌤에 대한 소문도 정보도 없는 탓에 우습게 봤다가 운동장에서 존나 사랑으로 굴림당한 후에 등교시간에 눈치보면서 교문 통과한다고 한다. 피도 눈물도 없다는 학주인데 과목은 문학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지훈 선생님의 쉬는 날,

 

 

 

 

출근 안하는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엔 베이지핑크 니트, 원색 맨투맨티 등등 직장에서 보다 훨씬 다양한 색감의 상의에 청바지 롤업해서 입고 운동화 신고 다니겠지. 운동화도 저렇게 알록달록하구 얘기하지 않으면 선생은 커녕 직장인인줄도 모를거고. 저런 느낌으로 훨씬 편안하게 입고 다닐 것 같다. 사실 우리 이선생님 한참 청춘이던 20대 초반엔 머리도 색색깔로 물들이고 다니구 그래서 대학시절에 제법 괴짜소리도 들었다는 걸 제자들은 모르게찌..

휴일엔 주로 조용한 단골까페가서 취미 겸 부업을 하는데 우지라는 가명으로 작사가 활동을 하고 계시구요. 방학 시즌엔 일주일, 열흘씩 여행 다녀와서 여행지에서 생각한 것, 느낀 것 등등을 메모로 남겨놨다가 가사로 옮기기도 하고 평소에도 여기저기 메모한 흔적이 많겠지. 휴대폰이나 태블릿피시보다는 다이어리 같은 거에 손으로 적는 걸 좋아했으면 좋겠다. 펜이 종이 위에 사각거리는 느낌이 좋다는 문학쌤과 작사가의 감성으로다가.

우지가 쓰는 가사들은 가을방학, 에피톤프로젝트, 메이트, 노리플라이 이런 류의 달짝지근한 듯 씁쓸한 맛이 나는 가사나 쓸쓸하지만 따뜻한 감성이 있는 류의 가사들이면 좋겠다. 빡! 하고 인기몰이를 한 히트곡은 없어도 꾸준히 듣는 매니아들도 있는 그런 거. 아예 한 그룹에 작사가로 소속되어 있는 것도 좋고 그렇게되면 가이드보컬을 해주기도 하고 가끔은 앨범에 보컬로 한 두곡 정도씩 참여도 하기도 하면 좋겠지? 어차피 앨범 내는 텀이 불규칙해서 반년만에 내기도 하고 1년만에 내기도 하는 팀이고 지훈이야 본업이 있으니까 소소하게 참여하는 정도고.

여기에 쿱스를 끼얹어서

지훈이가 가사작업한 곡 중에 어쩌다보니 요즘 한창 핫하게 뜨고 있다는 힙합가수 에스쿱스에게 피처링을 원조 받아 차트에 쏠쏠하게 걸려있고 팀 이름도 좀 더 알리게 됐는데 그 기회로 둘이 알았으면 좋겠다. 쿱스는 당연히 지훈이가 자기보다 어릴 줄 알고 단지 귀여워서 귀엽단 의미로 하대했는데 뒤늦게 연상이라는 걸 알고 당황했으면. 그 동안 어려도 한참 어릴 거라고 오해하고 존댓말인듯 반말인듯 애매하게 막 던지고 있었는데 그게 찔려서 승철이가 쭈글쭈글해져서 말 놓으세요... 했더니 그 동안은 꼬박꼬박 에스쿱스씨 하고 존댓말하던 지훈이가 그래 승철아, 하고 알려주지도 않은 본명어택까지 하고 거절 한 번 예의상으로도 안하고 말 놔버렸으면 좋겠다. 승철아 승철아 꼬박꼬박 힘주어 부르고. 팀 멤버들끼리 얘기하는 거 옆에서 쭈글쭈끌해져서 주워듣고 있다가 지훈이 본업이 선생님이라는 거 알고 더 놀라서 앉은 자리에서 펄쩍 뛰면 지훈이는 더 한심하단 얼굴로 쿱스를 보겠지? 쿱스는 지훈이가 동생인줄 알았던 시절에도 말투가 사근거리는 듯 단호한 듯 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이라는 거 알고 납득할 것 같다. 그러고서는 지훈이의 매력에 홀랑 빠져서 쫒아다니게 될거야.

일방적으로 지훈이한테 연락하구 동네 단골 까페 어디서 작사작업하고 있고 그러면 거기 쫒아오구 그래서 좀 친해진 다음에 점수 좀 따겠다고 지훈이네 학교 축제 때 와서 공연도 해주고 했으면 좋겠다. 와가지구 다음 곡 준비하는 사이에 땀 식힌다고 마이크 들고서는 한다는 말이

이 학교는 학주선생님이 참 되게 귀엽고 잘생기셨더라구요? 쪼그매가지구 아가같이 생기셨던데? 아니 나느은 이 학교 학생인 줄 알았잖아요. 학생인 줄 알고 반말했다가 교문 앞에서 손들고 벌서는 줄 알았지뭐야~

하고 너스레 떨겠지. 괜히 지훈이가 작사한 노래로 앵콜도 해주고. 랩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노래도 잘해서 전교생 다 반해라. 아무튼 그렇게 뿌듯하게 내려왔더니 밑에서 대기타고 있던 지훈이가 쓸데없는 말은 왜 하냐고 손바닥으로 여기저기 때릴거야. 얻어맞으면서도 좋다고 웃는데 웃다가 웃다가 아파서 결국은 아 형!! 왜 이렇게 손이 매워요!! 누가 학주 아니랄까봐!! 하면서 헝헝 거리겠지.

 

 

교내 축제 행사 뛰어줄 때는 살짝 편한 느낌으로 이럴 것 같은데 또 방송 나가거나 할 때는 더 빡시게 꾸미고 김김 잘생김 묻히고 짐짐 멋짐을 짊어지고 무대 위를 뛰어다니겠지? 흡흡 승철아 누나가 네 사진 찾다가 이거 다 못 쓰고 사망하는 줄 알아써.. 지훈이 사진 찾으라 이미 기력을 다했는데..T_T

아무튼 지훈이가 방학 시작하고 좀 지나서 일주일정도 여행간다고 해외로 나갔는데 스타일이 본래 가방 하나 덜렁 매고 가는 사람이라 로밍 그런 거? 당연히 안해가지. 가서도 와이파이 같은 거 켜지도 않고 여행 다닐 때는 방해받기 싫어서 온갖 연락수단은 거의 다 차단하다시피 하고 돌아다니고 간간히 인스타에 여행지 사진만 덜렁 올려놓는데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나서 카카오톡을 켰더니 승철이한테 카톡이 한 200개 와 있는거야.

 

 

저렇게 다급하고 애타는 분노의 카톡의 한 50개쯤 날렸다가 다음 50개는 형 왜 확인을 안 해요.. 하고 걱정 가득가득한 메세지였다가 그 다음 50개는 걱정되니까 제발 연락 좀 해요..였다가 그 다음 50개는 인스타 확인하고 형, 살아는 있죠? 그리고 남은 50여개는 확인 안하는 거 알고 하고 싶은 말 막 할 것 같다. 형 내 선물은 사와요? 아니야 형만 무사히 오면되지. 형이 내 선물이지. 이런 거.

그래서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는데 맨 밑에 방금 보낸 메세지 덜렁 뜨면서 아 읽었다!! 형!! 혀어마ㅣ 혀어마ㅣ1!!  어디예요 형!! 형! 대답해ㅠㅠ 아주 똥줄이 타는 새 메세지가 날아올 것 같다. 그게 나름 귀엽긴한데 우리 무뚝뚝한 지훈이는 거기다대고 베트남 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해주면서

 

 

이런 풍경사진이나 덜렁 보내주겠지. 간신히 그렇게 연락 닿고 나면 또 연락 안될까 싶어서 집요하게 출국날짜랑 시간 물어봐서 지훈이 돌아오는 날 공항에 마중 나가 있을 승철이. 오전 여섯시 도착 비행기인데 야상에 스냅백 눌러쓰고 기다리고 있겠지. 오자마자 보고 싶었다고 냅다 안았다가 조인트 까이고서도 한 발 들고 콩콩 뛰어도 마냥 좋아서 꼬장꼬장 앞서가는 지훈이 쪼르르 쫒아가는 승철이. 버스타려고 가고 있으면 승철이가 뒤에서부터 쓱 어깨동무해서 잡아가지고 방향 틀면서 형, 이쪽. 이래가지구 주차장으로 데려가서 직접 차로 모셔다 줄 듯ㅋ

둘의 관계는 갑과 을 같은데 묘하게 갑이 을한테 말리는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지훈이도 한 고집있는 성격이어서 어디 가서 기죽어본 적 없고 남한테 휘말려본 적 없는 사람인데 말이야 이상하게 승철이한테는 마지못해 져준다는 식으로 굴고 있달까. 그렇게 여지주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러고 있는 자신을 어느 날 문득 깨달을 것 같다. 승철이는 좋게 말하면 단순해서 좋은 건 좋은거야! 라는 입장으로 지훈이 밀어붙일 것 같다. 그리고 좀 그렇게 그냥 친한 형 동생인듯 데이트인듯 하는 만남이 반복되면서 이 형 나 싫진 않은 것 같은데? 라는 확신이 들겠지.

지훈이가 승철이의 관계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보게 된 건 제자들의 사심없는 질문 때문에. 축제에도 와주고 아주 가끔 비활동기 때는 지훈이 모시러 손수 차 몰고 데리러 온 거 몇 몇 학생들한테 들켜서 소문도 짜하게 났고 해서 제자들이 쌤! 쿱스랑 무슨 사이예요? 했는데 대답은 FM으로다가 친한 형, 동생이다 해주면서도 내심 이 관계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볼 것 같다. 딱딱하게 굴어서 그러지, 가사도 곱게 쓰고 감수성 풍부한 지훈이는 예민하기도 한 편이어서 둘 사이에 흐르는 기운을 무신경하게 못 알아차릴 것 같진 않으니까. 지훈이는 승철이가 좋아지기는 하는데 그럴수록 머리터지게 고민할 것 같다. 좋아해도 되는지, 좋아하는게 맞는지.

어느 날은 1년 반만에 앨범 낼 준비를 하게 되서 팀 멤버들이랑 모였는데 지훈이가 써온 가사를 보고 다들 한 마디씩 했으면 좋겠다. 늘 쌉사름한 가사들을 들고오던 애가 전반적으로 달짝지근한 내용의 가사를 들고 온거지. 가사 쭉 읽어보던 정한이(였으면 왠지 좋겠으므로)가 지훈이 요새 연애해? 하면 얼굴에 표정은 없는데 머리카락 속에 가려진 귀만 빨개졌으면. 그 옆에서 누가 소란스럽게 이지훈 연애해? 우아? 진짜루? 네가? 누구랑? 이러면서 소란스럽고 정한이는 가사 되짚어보면서 그래 넌 좀 연애를 해야돼 하고 오지랖 떨고 있는 와중에 그 타이밍에 간식거리 사들고 승철이가 오가다 들렸다고 등장하면 좋겠지. 누군가 지훈이형! 연애한대!! 하고 일러바치는 것처럼 얘기하면 그래? 하고 빙긋 웃었으면. 그 의미심장한 미소에 뭐야? 넌 알아? 하고 취조하면 에이 다들 모르는데 내가 알겠어? 하고 능구렁이처럼 넘기고 지훈이는 연애는 무슨.. 하고 툴툴거리면서도 빨개진 귀 혼자 만지작거리겠지.

이쯤해서 겨울방학 했다고 지훈이가 한 달짜리 유럽여행을 가줘라. 큰 맘먹고 1년전부터 준비하던 거라 티켓팅이고 숙소 예약이고 다 해놔서 안 갈수는 없는데 묘하게 가기 싫은 이상한 기분인거야. 인정하긴 싫지만 승철이 두고 여행가기 싫은거겠지. 되게 마지못해 가는데 이번엔 승철이가 너무 쿨하게 잘 다녀오라고 보내줄 것 같다. 그러면서 그러겠지. 가서 내 생각 많이 해요. 그리고 이번엔 휴대폰 꺼놓지 말아요.  그게 무슨 마법 주문도 아닌데 진짜 지훈이가 외국 공항 도착하자마자 승철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앉으면서 아 망했어.. 했으면 좋겠다.

한 달동안 서로 생각도 정리하고 보고 싶어도 하고 그렇게 보내다가 여행 끝나고 돌아오는 날도 승철이가 지난번처럼 마중나와있는데 일단 지훈이부터가 승철이를 한 달만에 대하는 기분이 좀 다를 것 같다. 근데 거기다가 지난번엔 야상에 스냅백이더니 이번엔 니트에 코트차림이어가지구 지훈이가 저도 모르게 뭐야 오늘은 왜 이렇게 멋있게 하고 왔어? 라고 물어보다가 헙! 하고 입 다물지. 승철이는 씩 웃으면서 나 오늘 좀 멋있어요? 하고 되묻겠지?

집에 데려다주는데 지훈이 혼자 되게 생각이 많을 것 같구 그래서 내내 창밖을 보고 있는데 그렇게 방심하는 사이에 승철이가 툭 던지는 말투로 형, 나 보고 싶었지? 하고 묻는데 그 어투가 궁금해서 묻는다기보다 나는 다 알아, 그런 말투라 지훈이는 귀만 또 시뻘개집니다..

사귀는 건 하즈님의 요청대로 첫 만남이 일적으로든 뭐든 녹음실이니까 녹음실에서 1일 짠! 하면 좋겠지. 지훈이가 오늘은 가사작업 스튜디오에서 할 거라고 해서 승철이가 또 쫄래쫄래 녹음실까지 놀러와 있는데 그 날따라 둘 밖에 없구 지훈이는 혼자도 잘 노는 승철이 옆에 두고 작사노트 펴놓고 펜으로 사각사각 적다 멈추고 또 생각나면 사각사각 적다 멈추고 하다가 뜬금없는데 되게 단조로운 어투로 사귈까? 할 것 같다. 승철이는 옆에서 살짝 지루하는 듯 굴어도 지훈이 옆모습 훔쳐보고 펜 쥔 손 훔쳐보고 그러고 있다가 그 말에 화들짝 놀라서 큰 눈이 더 커지겠다. 지훈이는 눈도 못 맞추고 여전히 작사노트 뚫어져라 보면서 싫어? 할거구 승철이는 아냐!! 내가 왜 싫어!! 하면서 지훈이 껴안다가 또 한 대 맞아요.

첫키스도 스튜디오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봤는데 얘네 키스할 때마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아서 참 힘들겠다 싶었지만 상상하니 케미는 조온나 터지므로 혼자 흐뭇했다고 하구요. 이왕이면 승철이가 지훈이 허리 안고 지훈이는 승철이 목에 양팔 두르고 매달려서 키스했으면 좋겠네요.

만우절 날에는 교복입고 제자들 사이에 앉아서 다른 선생님 속여가지구 교복 입은 김에 찍어서 승철이한테 보내줬는데 승철이 반응이 폭발적이어라. 이게 뭐야? 이거 뭐야? 형이야? 형 나이가 몇 갠데 이렇게 위화감이 없어? 그거 교복 갈아입지마 그거 입고 나 만나러 와. 나도 이지훈 교복 입은 거 볼래. 나도 보여줘. 아냐 내가 데리러갈게. 딱 기다려. 갈아입기만 해!! 폭풍카톡을 급하게 보내고 진자 데리러와선 막상 교복입은 지훈이 옆에 태우고서는 기분 이상하다고 그러겠지. 뭔가 나 되게 죄짓는 기분이야.. 나 가슴 되게 쿵쾅쿵쾅거려. 해놓고 근데 형 지금 나.. 되게.. 꼴린다? 했다가 손 매운 학주쌤한테 쳐맞습니다. 그래도 기죽지 않고 그 등치로 엄청 졸라. 아아아아아아~ 혀어어어어엉 혀어어어엉! 응? 한 번마안.. 지훈이가 뭔가 찝찝한 기분으로 허락하면 차 안에서 부터 급하게 달려들 짐승 승철이. 지훈이가 욕할 틈도 안주려고 입으로 입부터 막을거야 아마. 응. 그럴거야..

생긴 건 그렇게 애기같이 생겨놓고 막상 몸 부대끼면서 손깍지끼고 그러면 다른데는 몰라도 손만큼은 승철이보다 살짝 클 것 같다. 그럼 또 승철이는 그 손 좋다고 만지작거리면서 난 형 손 커서 좋더라, 하고 흐뭇하게 웃고 손에도 쪽쪽 거리구. 그리고 이왕이면 거사치를 때 교복 다 안 벗겼으면 좋겠어. 셔츠 단추도 몇 개만 풀고 타이도 느슨하게 풀어서 걸쳐놓고. 지훈이는 또 찜찜한 얼굴로 아 진짜, 너 생각보다 변태구나? 할거야. 이 맥락으로 나중에 자기 티셔츠 입혀놓고 흐뭇해 하는 승철이랄지.. 지훈이가 벗어두고 간 옷도 끌어안고 좋다고 할 거고 자기 맨투맨티 입고 소매가 길어서 세 번, 네 번 접어입은 거 보고도 형 내 옷 입어써? 귀엽다.. 할 애인덕후 눈빛에서 꿀 떨어질 승철이.

승철이가 나중에 잘 되서 각종 음악방송 1위 하고 돌아다니는데 첫 공중파 1위 한 날 회사식구들이랑 회식하고 거나하고 취해서 지훈이 찾아와가지구 광대엔 취중블러셔 해서는 멀쩡한 지훈이를 오히려 오구오구 우리 형, 귀여운 우리 형 하면서 우쭈쭈 우쭈쭈..

 

 

지훈이는 어이없이 우쭈쭈 당해주는데 이게 정신없이 취해서는 우리 형은 여기두 이쁘구 저기두 이쁘구 하는 헛소리를 왕왕 늘어놓다가 벗겨놓으면 더 이쁜데!!를 시전하다가 다시 학생주임을 소환한 애인의 매운 손에 또 맞구요. 그래도 우리 애인 이쁘다고 지훈이 양뺨 붙잡고 쪼고쪼고쪽쪽 하다가 술냄새 난다고 질색하는 지훈이 잠시 떨어뜨려놓고 가방에서 1위 트로피를 꺼냅니동. 형 나 일등일등!! 내가아 이거 원래에 회사에 가따더야 하능데에 내가!! 이 최숭초리가!! 형 쩨이이이일 먼저 보여줄라꼬!! 드ㄹ고와찌.. 나 잫해찌? 하고 발음은 다 새는데 연하남친이 구로면 귀엽잖아여. 아니 이게 왠 대형견이야. 그 쯤되면 지훈이도 귀여우니까 우쭈쭈 해줄거야. 아예 턱 아래에 손가락대고 오구오구 우리 승철이 그래쪄? 잘해쪄! 착해! 이뻐! 하고 제정신 아닌 것 같아서 안하던 말투까지 써가며 맞춰눴더니 때 아닌 연상남친의 애교어택에 눈빛이 변한 승철이가 대뜸 지훈이를 어깨에 들처매고 곧장 침대로 가겠지.

지훈이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끝나구 교장부터 말단 교사까지 죄 모여서 낮 4시부터 회식을 하는데 초저녁쯤부터 거하게 취해가지구 승철이 호출. 하필 승철이는 녹음 중이라 한 번에 못받구 나중에 한 15통쯤 와 있는거보고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전화해서 형?! 왜! 무슨 일인데 하면 지훈이가 다 꼬인 발음으로 야 최숭촐.. 왜 저놔 안 바다 나쁘ㄴ노마.. 나 취해써.. 집에 혼자 못 가.. 데리러와. 하겠지. 어딘지 물어보면 취해서 대답도 제대로 안하고. 땀나도록 한참 헤매다 찾았더니 화도 못내게 폭 안겼으면. 또 얼마나 최승철 사이즈야. 품에 쏙 들어오는데 나던 화도 사르르 녹지. 출근할 땐 칼같이 단정하게 입는 거 아는데 다 흐트러져가지구 폭 안긴 게 졸려 데려다줘. 오늘 집에 가지 말구 나 재워줘 하고 좀 칭얼거려라.

흡.. 이거 말고도 소소하게 더 많은데 기력딸려서 못 쓰겠다. 아무튼 연애해라 쿱지. 천년만년 옙흔사랑 하세요. 이 할모누나가 기원합니다.. 흡..T_T

 

마무리는 하즈님이 해주시는걸로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