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시기는 코앞까지 다가왔고 성재는 눈코뜰새 없이 바빴음. 사귀기 시작하고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 못해본 채 서로 핸드폰에 문자만 쌓이는 나날들. 상혁이는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었지만 성재는 그렇지 못했음. 상혁이를 옆구리에 끼고 물고 빨고 핥아도 모자랄판에 강제이별이라니ㅜㅜ 숙소 야반도주를 머릿속에서 매일 매일 실행하고 있었음.
꾸역꾸역 연습을 하며 날을 보내던 중 오늘 성재네 그룹은 새 앨범 컨셉사진 찍는다고 헤어를 싹 바꾸었음. 성재는 고데기로 작게 띄운 정전기헤어. 헤어 바꿨다고 셀카도 요란스레 찍어서 상혁이에게 보내주고 상혁이 셀카도 뻔뻔하게 요구하는 육성재. 상혁이는 연예인 셀카 받아보고 나니 자기 셀카는 도저히 전송할 용기가 안남. 육성재는 끈질기게 요구하겠지. 상혁이는 차라리 실사를 보라며 거부하고. 실사를 못보니 이러지 않냐고 징징징징 하면 상혁이가 촬영장 찾아간다 했음 좋겠다. 육성재 하이텐션 되서 어서와 빨리와 제발와 하며 실시간 한상혁 위치체크 함ㅋㅋㅋㅋ 촬영 어서 끝내달라고 퍼덕거리겠지.
상혁이 스튜디오 앞에 도착한건 밤 10시가 넘어서였음. 집에 있어도 딱히 할일이 없고 날씨가 더우니 바람도 쐴겸 보러갈까? 했었는데 육성재가 너무 좋아해서 좀 당황스러움. 저도 브라운관 육성재 말고 만져지는 육성재가 보고싶기도 하고. 성재가 일찍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느릿느릿 걸었음. 난생처음 와보는 압구정 구경도 좀 하고. 스튜디오 앞에서 전화를 할까 문자를 할까 고민하는데 안에서 커다랗고 시커먼게 왁 튀어나옴. 놀래서 소리를 빽 지르는데 그게 달려와서 자기를 와락 안았음. 왜케 늦게와써어 하는 육성재였음. 입술부터 갖다대는 걸 일단 밀어서 떼놓고 봄. 야 너는 대로변에서 이러고 싶냐.. 생각이 있어 없어? 하지만 상혁이도 제법 성재가 반갑겠지. 오랫만에 보니까 더 잘생겨진 것 같고 세팅해놨더니 더 연예인 테가 나고 요즘 고생하더니 살도 좀 빠진 것 같고. 그럼 육성재가 오빠 오랫만에 보니까 더 멋있어졌지? 너무 좋아 죽겠지? 하는 산통 깨는 소리를 함ㅋㅋㅋㅋㅋ 상혁인 어이가 없어서 웃는다. 그럼 성재는 좋다고 웃고. 이쁜것들ㅜㅜ 성재가 상혁이 손 끌면서 좀 걷자 했음. 멀리는 못가니까 이 근처라도. 촬영을 빨리 끝내고자 부던히도 노력했지만 성재는 단체사진을 간과하고 있었음ㅜㅜ 그래도 제 몫의 촬영을 끝내고 단체사진 찍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서 나온 거였음. 막상 걸으면서는 크게 시끄럽지 않겠지. 육성재의 시덥잖은 개그에 웃어주는 상혁이. 가로등이 조금 밝은 길에 들어서자 성재도 상혁이도 실수했단 생각이 들었음. 성재의 행색이 너무 요란했던 게 문제. 성재를 알아보는 어린 여자애들이 하나 둘씩 둘 뒤로 붙는게 느껴졌음. 둘 사이는 이제 말이 없어졌음. 뱀꼬리 같던 여자애들이 둘 셋 넷 다섯 늘어나고 마침내 어느 용감한 여자애 하나가 성재의 소매를 붙들때 쯤. 상혁아. 내가 셋 세면 무조건 뛰는거야. 나즈막히 들리는 목소리에 상혁인 숨을 크게 들이쉬었음. 하나, 둘‥ 하고 셋을 셈과 동시에 성재는 상혁의 손목을 잡아채 달렸음. 무작정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마구 달렸음. 상혁이 달리면서 돌아보니 뒤따라오던 여자애들이 같이 뛰어오는 게 보였으나 장정 둘을 따라잡을 속도는 아니었음. 으하하하 이거 짱 재밌다!!!!! 육성재가 미친듯이 웃으며 달렸음. 미친놈아 조용히해!! 하지만 상혁이도 재밌긴 마찬가지 였음. 흡사 드라마 주인공 같다고 둘 다 생각했음.
기집애들이 쫓아오는 소리가 더이상 안들릴 때쯤 달리던 걸 멈추고 숨을 골랐음. 육성재는 망했다 소리가 절로 나왔음. 오다가 악세사리도 좀 흘린것 같고 뛰느라 흘린 땀 때문에 메이크업도 번졌고 헤어쌤이 공들여 띄운 머리도 가라앉아 버렸음. 상혁이가 건넨 휴지를 받아들며 난 이제 죽었다 하니까 상혁이 푸핫 하고 웃음. 그러길래 뛰긴 왜뛰어. 이마에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걷어주고 휴지로 이마도 꾹꾹 눌러주고. 가로등을 등지고 서있는 상혁이한테 노란 빛이 나는게 좋아서 성재는 또 상혁이 입술에 짧게 뽀뽀를 했음. 으이구 요 입 하면서 상혁이가 손으로 성재 입술 집고 흔들겠지ㅋㅋㅋㅋ 좋으면서ㅋㅋㅋ 귀엽닼ㅋㅋㅋㅋㅋ
육성재 얼른 들어오라며 핸드폰이 난리법석이 났음. 이제 돌아가야겠지. 좁은 골목길에서 쏙 나오자 의외로 처음에 만났던 스튜디오에서 멀지 않은 길이었음. 육성재 네비신 내렸네ㅋㅋㅋㅋ 핸드폰은 숨넘어가게 요동치지만 빨리 가기 싫어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뒤에서 빵! 하는 차소리가 났음. 육성재가 반자동으로 상혁이 어깨를 감싸 길 안쪽으로 민다. 쓸데없이 몸에 밴 매너를 쓸데없이 자기한테 시전하는게 어이없어 상혁이 밀려가면서도 성재를 돌아보았음. 눈 마주치니까 씩 웃네 이게. 상혁이 성재 명치 끝을 팔꿈치로 꾹 누르자 성재가 아야야 하며 장난스레 찡그림. 오빠 아푸다 상혁아ㅠㅠ 하면 그 번엔 등짝을 후려맞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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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게이들의 청춘연애를 응원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오빠가 알아서 그림 만들어 주쟈나
작가님 손잡고 뛰는데 설레 뒈지는 줄 알았쟈나
성재오빠는 왜 안 오빠임요? ㅜㅜ
마지막 문단은 공장장님 추가요구사항인데 급해서 쓰다말음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그러니까 이어서 쪄와요...??